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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지금 간절한가 (덕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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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그대 지금 간절한가>
     
    저의 생에 단 한번밖에 없을 지금 이 순간을 간절하게 기다려온 저는 행복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대교반 덕원입니다.
    저는 ‘그대 지금 간절한가’라는 법문 주제로 저의 누추한 살림살이를 보여드리려 합니다.
     
     운문사 학인이라면 누구나 존경하는 우리의 학장스님께서는 운문사와 인연이 되면서부터 많은 후학들을 양성 하리라는 간절한 원력으로,
    이렇게 운문사를 학인들을 위한 큰 도량으로 불사를 하셨고, 이미 많은 후학들을 배출하셨습니다.
    주지스님께서는 ‘住持’소임을 맡으시면서 부터 시작되어 온 관음전에서의 기도는 아마도 대중스님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 보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간절한 기도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차디찬 눈발이 날리는 어느 겨울날,
    한 노파가 고목을 향하여 양손을 높이 들어 큰 원을 그리며 가슴에 정성스레 모았다가 불편한 허리를 굽히는 그 노파는 무엇이 그리도 간절했을까요?
    깊은 산속에 있는 한 절에서 삼천배 철야정진이 있는 날입니다.
    걷기조차 힘겨워 하시는 아랫마을 80대 노보살님이 동참하셨습니다.
    밤이 깊어 갔지만 단 한번도 쉬지 않고, 몸과 마음이 사무치도록 힘겹게 절을 하시는 노보살님은 무엇이 그리도 간절했을까요?
     
    기도 영험이 있다고 소문난 사리암은 전국에서 무언가를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나반존자를 ‘나만좋다’고 크게 외치는 것조차 잊은 채, 염불삼매에 빠진 그분들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그리도 간절했을까요?
    나에게도 과연 사무치도록 간절했던 적이 있었는지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추운 겨울날 제가 작압전 부전을 살던 때였습니다.
    아직도 일획천금을 바라는 주식에 투자하여, 허망한 욕망을 쫒고있다는 속가 처사님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미 많은 것을 잃고도 결코 유혹을 놓아버리지 못했고, 기도를 하라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말뿐이었습니다.
    머릿속에는 처사님을 위한 기도에 매달려야 겠다는 생각밖에 나질 않았습니다.
    매서운 추위도 잊은 채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 작압전 부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한달 뒤, 처사님에게 편지 한통이 도착했습니다.
     
    어느날 문득 지난 세월을 회상해 보니, 자랑할 것 하나 없고 꿈같은 허송 세월을 보냈으며, 그동안 잃게 되었던 재물들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고,
    복이 다해서 흘러나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젠 아무런 집착도 없다는 1장의 짧은 편지였습니다.
    눈물이 울컥 쏟아질 것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저의 간절한 마음이 처사님에게 너무나 빨리 전해진 것 같아, 마냥 작압전 부처님께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지금 처사님은 절기도, 독경, 사경까지 부지런히 정진하는 으뜸 불자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큰 스승이신 고타마 붓다는,
    고통의 바다(苦海)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이, 고(苦)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자비의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에 6년 고행(苦行)으로
    마침내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영원히 행복에 이르는 길을 깨달으셨습니다.
     
    의심하고 의심하되 고양이가 쥐 잡듯이, 주린 사람 밥 찾듯이, 목마른 이 물 찾듯이 그렇게 화두를 간절하게 의심하라는 경허스님,
     
    諸行無常(제행무상)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그 무엇도 한결 같음이 없도다.
    是生滅法(시생멸법) 이것이 바로 생멸하는 우주만물 속에 내재해 있는 진정한 법칙,
    生滅滅已(생멸멸이) 생하고 멸하는 것 마저 이미 멸해버린다면
    寂滅爲樂(적멸위락) 고요하고 고요한 진정한 열반의 즐거움을 얻게 되리라.
     
    이 진리의 게송을 얻기 위한 마음이 간절하여, 배고파하는 나찰에게 기꺼이 자신의 몸을 던진 설산동자,
    구법을 위하여 53선지식을 찾아 떠난 선재동자의 간절한 구법행각은, 마지막으로 보현보살(寶賢菩薩)을 만나 십대원(十大願)을 들은 뒤,
    아미타불(阿彌陀佛)의 극락정토에 왕생(往生)하여, 입법계(入法界)의 큰 뜻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수행자에게 간절함이 없다는 것은 마치 뿌리 없는 나무와도 같습니다.
    분명히 뿌리 없는 이 나무는 금방 힘없이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저에게 강원에서 무엇을 얻었느냐고 물으신다면 ‘간절함’을 얻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대중스님 여러분 處處에서 그리고 그 순간에 간절하십시오!’
    세월이 지나서도 여전히 아름답게 빛나는 다보탑과 석가탑처럼, 대중스님들의 삶도 그와 같이 빛날 것입니다.
     
     *** 현재 석남사에서 원두소임을 살고 있는 덕원스님의 운문사 강원시절 차례법문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