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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중일기

    "행자님, 처음 발심한 마음 절대 물러나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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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4월 11일 토요일 사전선거 이틀째 아침공양후 7시경에 상북면사무소에 어른스님과
    주민등록상 관외주소지로 되어있는 스님들께서 투표를 하고 오셨습니다.
    오늘은 또 음력 19일 대중스님 삭발 목욕날입니다. 오늘 삭발날에 행자님 삭발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은퇴출가'라는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얼마전에 우리 석남사에도 은퇴출가 행자님이 왔습니다.
    국회의원 사전선거 때문에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게 오전 8시에 '은퇴출가자 행자님삭발식'이 거행(?)되었습니다.
    부처님께 삼배를 드리고, 立志偈를 외우고, 삭발해 주실 주지스님께 삼배를 올렸습니다.

    "행자님, 처음 발심한 마음 절대 물러나면 안됩니다"

    주지스님의 한마디 말씀에 삭발을 앞둔 행자님과 대방 분위기는 더욱 엄숙해졌습니다.
    큰방부전 상우스님과 상진스님, 승혜스님이 정성스레 삭발 준비를 잘 해놓았고,
    우리모두 부처님의 제자로서, 후배를 아끼는 따뜻한 마음까지 더해 삭발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쁨과 환희로 가득했습니다.
    그 속에 조그만 복병은 바로, 교무인 제가 삭발을 잘 못한다는 사실(제머리는 아주 잘 깎음)입니다.
    주지스님께서 긴머리를 먼저 가위로 잘라주시고, 삭도기로 삭발을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어떻게라도 피해보려 했지만, 결국 행자님 삭발을 상진스님한테 잠시 맡겼다가, 책임감을 갖고 받아서 했습니다.
    행자님 머리에 두서너곳 피를 봤지만, 행자님이 아픈 내색 조금만 하고 잘 참아냈습니다.

    주지스님께서는 바쁜 와중에서도 행자님 삭발이 끝날때까지 자리를 지켜주셨습니다. 묵연이 앉아 자리를 빛내주셔서,
    삭발에 함께한 스님들이 행자님과 함께 새롭게 발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오늘같이 경사스러운날 사진과 글이 빠질 수 없어서 부리나케 올립니다.

    발심하기 어려운 세상에 귀한 행자님이 왔으니,
    어른스님을 위시하여 선배 스님들의 따뜻한 가르침을 따라서
    함께 잘 수행하길 기도합니다.

    2020년 4월 11일 쌀쌀한 날에 교무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