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석남사
로그인 회원가입
  • 지대방
  • 산중일기
  • 지대방

    산중일기

    [교무스님] 너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그들은 들을지도..[2000. 06. 24]

    페이지 정보

    본문

    너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그들은 들을지도....
    차를 많이 마셔서 밤늦게 정랑( 廊)을 갔다왔다.
    섭진교(涉眞橋)다리밑으로 물소리가 들리고, 건너편 산에서는 산짐승의 울음소 리가 높은 전나무 위에 어린 새소리가 들린다.
    밤에는 낮에 듣지 못한 소리가 들리고,보이지않던 것이 보인다.
    작은 풀벌레의 울음소리가 크게들리고,나무들의 수군거림, 여름밤엔 반딧불의 비행 ,숲에 흐르는 달빛 등등...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낮처럼 훤한 밤을 살아가니 보기 힘들 것 이다.
    일부러 3개월을 말하지않는 묵언(默言)정진을 한적이있다.
    그때 우리가 언어로 말하는 것은 잘 들리지않지만,보이지않고 들리지않던 부분 들이 가까워지고,
    무뎠던 감각이 살아나는 느낌을 받은 적이있다.
    우리보다 몸이 조금 불편한 친구들이 도리어 ‘우리가 보지못한 것을 보고, 듣 지 못한 것을 듣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몸의 불완전보다 정신의 불건전이다.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고 장점을 발견하듯, 이몸의 둔한 감각을 능가하는 발달 한 능력을 개발한다면....
    정상인을 능가하는 자신의 장점이되지않을까?
    나와 너가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그들이 보고 듣는지도 모를일이다.
    낮의소음에가려 밤의 침묵이 드러나지않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