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계율수행

2.재가계율의 변천 및 종류

3)8재계

재일의 유래
"지금 이 성에 있는 범지들이 매월 세 차례 8일, 14일, 15일에 모이는데 두루 왕래하면서 서로 친구가 되어 음식을 대접하나이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어 비구들에게 분부하시어 달마다 세 차례 모이게 하시고 여러 사람이 두루두루 왕래하면서 서로 친구가 되어 음식을 대접하게 하옵소서. 나와 여러 신하들도 와서 모이겠나이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잠자코 빔비사라왕의 말을 받아들이시니 왕은 부처님께서 자기의 말을 승낙하시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여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은 뒤에 물러갔다. <사분율 제35권>

빔비사라왕이 외도들이 포살하는 것을 보고는 부러워하며 우리도 그렇게 하도록 청하자 부처님께서 허락하였다. 이것이 재일의 유래이다. 이때 8, 14, 15일은 인도의 달력법 상에 한 달을 둘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8,14,15,23,29,30이 된다. 이것이 6재일의 기원이다. 그리고 이 재일에는 재가자들도 출가수행자와 함께 수행하도록 권한다. 그 가운데서 14일과 15일, 29일과 30일이 잇달아 있는 것은 보름단위로 계목(戒目)을 읽으면서 자기가 받은 계를 잘 지켜가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포살일(布薩日)이기 때문이다. 포살은 보름마다 동일한 지역 내에 거주하는 출가자들이 한 곳에 모여 지난 보름간의 자기 행위를 반성하고 죄가 있으면 참회하는 의식이다. 이 날에 동참하는 재가자는 8가지 계를 받아야 하는데, 그 8가지 계를 8관재계(八關齋戒)라 말한다. 8관재계는 5계에다 3가지를 더한 것이다.
그 세가지는 높고 넓은 침상을 쓰지 않고(不坐廣大床), 노래하고 춤추지 않고 일부러 그것을 구경하지도 않으며 향수 등을 바르지 않고(不作唱伎樂故住觀聽 不着香勳衣), 정오가 지나서 음식을 먹지 않는 것(不過中食)을 말한다. 이 육재일을 살펴보면 부처님 당시에 재가불자들의 신행생활이 얼마나 철저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목숨은 번개같이 없어지나니 재하는 날에 마음을 꾸짖고 몸을 삼가고 입을 다물지어다. 齋하는 날에는 제천에서 사람의 선과 악을 살피느니라......
만일 한 계율을 지닌 이는 다섯 선신으로 호위케 하고 다섯 계율을 지닌 이는 스물 다섯 선신으로 문호를 호위케 하여 흉역과 사마와 음모를 소멸하고 밤에는 나쁜 꿈을 없애며 관재와 도적과 물불의 재변도 끝내 해롭히지 못하게 한다. 재앙을 물리치고 괴변을 소멸하기는 오직 이 사무량심과 5계와 6재뿐이니 마치 많은 물로 적은 불을 끄는 것과 같다. 어찌 소멸치 못할 것이 있겠느냐? <잡아함경 불설사천왕경>

재일에는 천신이 내려와 그 선악을 살핀다고 하였으니 특히 재일에는 가히 파계하지 못하였으라 짐작이 된다. 이러한 육재일에 대한 불교의 전통이 차차 변하여 10재일로 바뀌었다. 10재일은 6재일에다 1일,18일,24일,28일을 더한 것이며, 각 재일에 특정한 불보살을 배대(配對)하여 의미를 두었다. 각재일에 배대된 불보살을 보면 1일은 정광불(定光佛), 8일은 약사여래(藥師如來), 14일은 보현보살(普賢菩薩), 15일은 아미타불, 18일은 지장보살(地藏菩薩), 23일은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24일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28일은 비로자나불, 29일은 약왕보살(藥王菩薩), 30일은 석가모니불이다. 이것을 십재일불(十齋日佛)이라 부른다.
우리 나라에서도 10재일을 지킨 흔적이 남아 있어 현재에는 지장재일과 관음재일이 가장 보편적으로 지켜지고 있으나 8재계와 포살의 의미는 퇴색한 채 기도하는 날로만 여겨지게 된 것이 아쉽다.

재일의 의미
출가수행자는 엄격한 집단생활 속에서 수행하기 때문에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지만 재가자는 세속의 잡다한 일과 얽힌 인간관계로 인해 수행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비록 재가자라 할지라도 불교교단의 구성원이며 진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수행을 게을리 할 수 없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부처님 제자로써 가르침대로 살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출가자들과 같은 수행생활을 통해 자신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는 출가수행자의 포살일에 재가자를 참석토록 했으며 이때 8재계를 주어서 출가수행자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제도는 재가불자들의 윤리의식을 고양시키고, 출가자들에 대한 공경심과 신뢰감을확충하는데 기여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재(齋)는 「삼가하다」또는 「부정(不淨)」을 피한다는 의미를 가진 우포사다(Uposadha)를 번역한 말이다. 즉 재가불자들의 신심(身心)을 단련하기 위하여 매월 일정한 날에 사원에 모여 출가자의 생활를 경험하는 제도다. 재가자에게도 24시간동안 출가수행자와 똑같이 생활하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생활을 점검하고 열심히 수행하시는 스님들께 더욱 존경하는 마음을 갖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교단이 화합하며 불법을 더욱 널리 퍼지게 하였으니 이것이 재일의 의미이다.
이와 같은 재일의 의미를 오늘에 되살려 8재계와 포살을 제도화시키는 일은 재가자의 수행에 있어 매우 긴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일일출가 또는 단기출가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수련회 동안에 수계의식을 겸하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서 볼 때 더욱 권장되어야 한다고 생각되며, 더불어 각사찰별로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월 2회 내지 1회, 5계, 8재계, 10선계, 보살계 중에서 아니면 사찰 독자적으로 계목을 만들어서 포살을 실시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수행력을 증진시키고, 사찰이나 교단차원에서는 화합과 발전을 도모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③8재계
재일이라 함은 매월 8일 14일 15일 23일 29일 30일이며 하룻동안 계율을 받게 하셨는데 이미 복덕을 얻으면 여러 하늘들이 내려와서 세간을 자세히 살펴보고 기뻐하면서 보호하게 된다. 집에 있는 보살은 여러 작은 일에도 오히려 더욱더 하거든 하물며 먼저 이 재가 있는데 따르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하룻동안의 재법을 행하여야 하며 이미 자기의 이익을 얻으면 남도 이롭게 할 수 있다.
1. 모든 성인께서 언제나 살생을 여의고 칼과 몽둥이를 버리며 항상 성냄이 없고 부끄러운 마음이 있으며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것처럼, 저는 이제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에 살생을 멀리 여의고 칼과 몽둥이를 버려서 성냄이 없고 부끄러운 마음이 있으며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나이다.
2. 모든 성인께서 언제나 주지 않으면 가지지 않고 몸의 행은 깨끗이 하며 받되 만족할 줄 아시는 것처럼 저는 이제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겁탈하거나 주지 않는데도 갖는 것을 멀리 여의고 깨끗하게 스스로의 삶을 구하는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나이다.
3. 모든 성인께서 언제나 음행을 끊고 세상의 쾌락을 멀리 여의는 것처럼, 저는 이제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음행을 끊고 세상의 즐거움을 멀리 여의는 맑은 행을 깨끗이 닦는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나이다.
4. 모든 성인께서 언제나 거짓말을 여의고 진실한 말과 정직한 말을 하시는 것처럼 저는 이제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거짓말을 멀리 여의고 진실한 말과 정직한 말을 하는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나이다.
5. 모든 성인께서 언제나 술을 멀리 여의시는 것처럼 술이란 방일한 것이니 저는 이제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술을 멀리 여의는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나이다.
6. 모든 성인께서 언제나 노래하고 춤추며 풍류 잡히고 꽃과 향과 영락 등의 몸 꾸미개를 멀리 여의시는 것처럼 나는 이제 하루 낮과 하루 밤 동안 노래하고 춤을 추며 풍류 잡히고 꽃과 향과 영락 등의 몸꾸미개를 멀리 여의는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나이다.
7. 모든 성인께서 언제나 높고 녋은 큰 평상을 멀리 여의고 작은 걸상에 계시며 풀깔개로 자리를 삼으시는 것처럼, 저는 이제 하루 낮과 하룻밤동안 높고 큰 평상을 멀리 여의고 작은 걸상을 쓰며 풀깔개로 자리를 삼는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나이다.
8. 모든 성인께서 언제나 한낮이 지나면 잡숫지 않고 때 아닐 적의 행동과 때 아닐 적의 음식을 멀리 여의는 것처럼, 저는 이제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한 낮이 지나면 먹지 않겠고 때 아닐 적의 행동과 때 아닐 때의 음식을 멀리 여의는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나이다. <십주비바사론 제8권 입사품>

이와 같이 8재계는 5계에 출가 수행자의 생활상을 담은 세 가지를 합쳐 8가지를 지키는 것으로 , 하루만이라도 세속의 생활을 버리고 출가 수행자의 삶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5계의 불사음이 불음행으로 바뀐 것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8재계를 통해 재가자는 불자로써의 바른 생활을 더욱 주의 깊게 해나갈 수 있게 된다.

④재일의 수행법
<재경>에 보면 재계를 받더라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 지니느냐에 따라 세가지로 구분하여 바른 재계의 실천법을 제시하였다.

첫째는 소를 기르는 재(牧牛齋)요. 둘째는 니건타의 재(尼健齋)요. 셋째는 불교의 재(佛法齋)이니라. 소를 기르는 재란 무엇을 말하는가? 목동이 좋은 물과 풀을 찾아 소를 기르고, 저녁에 돌아갈 때는 그곳이 어딘가를 잘 기억해 둔다. 그리고 이튿날이 되면 다시 그 곳으로 소를 몰고 간다. 양가(良家)의 아들, 딸이 재계를 받았지만, 마음은 어떻게 하면 재산을 더 모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호의호식할까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목동이 항상 좋은 풀밭을 생각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몸은 재계를 받았지만 마음은 집에 와있는 것을 소를 기르는 재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재계를 받았지만 공덕이나 지혜를 얻을 수 없다.
니건타의 재란 어떤 것인가? 매월 보름 재(齋)를 올리는 날이 되면 엎드려 재계를 받는다. 그들은 재계를 받을 때에 10요자나 안에 있는 여러 신(神)들에게 절하면서, "나는 오늘 재계하였으니 감히 악행하지 않고, 집이 있다고 교만하지 않을 것이며, 남들을 나처럼 생각하고, 처자식이나 노비들도 내 소유가 아니요, 나도 그들의 주인이 아닙니다." 라고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말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말처럼 실천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계를 받은 다음날만 되면 전과 다름없이 행동한다. 이런 것을 니건타의 재라 말한다. 그런 재계를 받는 사람들은 공덕도 얻지 못하고 지혜를 얻지도 못한다.
불재계란 나의 제자로서 매월 여섯 재일(六齋日)이 되면 여덟가지 계를 받고 스물 네 시간 동안 이 계를 받아 지니는 것이다. 그래서 재일 하루 밤낮을 청정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재계를 받는 날에는 청정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섯 가지 생각을 익혀야 한다.

재계를 받는 날에는 다섯 가지 생각을 익혀야 한다. 첫째로 부처를 생각해야 한다. '일심으로 염불하되, 부처는 진리로 오셨고(如來), 진리에 이르셨고(至眞), 최고의 깨달음을 얻었고(等正覺), 지혜와 행을 갖추었으며(明行足), 열반에 드셨으며(善逝), 세상에 아버지이며(世間父), 최고의 스승이시며(無上士), 법으로 다스리며(經法), 신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이다. 그래서 부처라 한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부처를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와 성내는 버릇이 모두 없어지고 착한 마음이 저절로 생겨 부처의 업을 좋아한다. 마치 좋은 비누나 세제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의 때가 말끔히 없어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부처를 생각하는 사람도 그와 같이 청정하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마다 그를 좋아하고 신뢰하느니라.
둘째로 법을 생각(念法)해야 한다. 부처가 말한 서른 일곱 가지의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길 (三十七助道品)을 완벽하게 수련하여 결코 소홀히 하거나 잊지 않고 명심한다. 이러한 법은 세상을 밝히는 지혜의 등불임을 알아야 한다. 법을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惡意)와 성내는 버릇이 모두 없어지고 착한 마음이 저절로 생겨 법의 업(法業)을 좋아한다. 마치 좋은 비누나 세제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의 때가 말끔히 없어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법을 생각하는 사람도 그와 같이 청정하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마다 그를 좋아하고 신뢰하느니라.
셋째로 교단을 생각(念衆)해야 한다. '공경하고, 가까이 하여 믿고 의지하며, 지혜의 가르침을 받자. 부처의 제자들 가운데는 수다원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이미 수다원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사다함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있고, 이미 사다함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아나함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이미 아나함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아라한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이미 아라한을 증득한 이도 있다. 이들은 네 쌍의 여덟 부류의 장부라 한다. 이들은 모두 계율을 성취하였고, 선정을 성취하였으며,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였으며, 해탈지견을 성취하여 성스러운 덕과 행위를 갖춘 사람들이다. 이들이야말로 천상과 천하에서 가장 거룩한 이들이니 그 복전(福田)에 합장해야 한다.' 이와같이 교단을 생각하라. 출가자를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惡意)와 성내는 버릇이 모두 없어지고 기쁜 마음이 저절로 생겨 출가자 업(僧業)을 좋아한다. 마치 양재물로 옷을 세탁하면 더러운 때가 말끔히 빠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출가자를 생각하는 사람도 그 공덕이 그와 같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마다 그를 좋아하고 신뢰하느니라.
넷째로 계율을 생각(念戒)해야 한다. 일심으로 계율을 생각하기를 '몸으로 부처의 계를 받고 마음으로 받들어 지키자. 계를 어기지 않고 망각하지 않아 계율을 바로 세우고 보호하여 지혜로운 이들로 부터 칭찬을 듣자. 계를 지켜 후회하는 일이 없게 하고, 댓가를 바라지 않고 사람들을 가르치자.'고 하라. 계율을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惡意)와 성내는 버릇이 모두 없어지고 기쁜 마음이 저절로 생겨 계율의 업(戒業)을 좋아한다. 마치 거울을 닦으면 때가 없어지고 밝아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계율을 생각하는 사람의 청정함도 그와 같다. 그래서 그를 보는 사람들 마다 좋아하고 신뢰하느니라.
다섯번째로 하늘을 생각(念天)해야 한다. 첫번째는 사왕천(四王天)이요, 두번째는 도리천이요, 나아가 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이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믿음, 계율, 법을 들음, 남에게 베품, 지혜를 가짐으로 몸이 죽음에 이르면 정신은 하늘나라에 올라가서도 역시 믿음, 계율, 법을 들음, 남에게 베품, 지혜를 잃지 않으리라.'고 하라. 이렇게 하늘을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惡意)와 성내는 버릇이 없어지고 기쁜 마음이 저절로 생겨 하늘나라의 업(天業)을 좋아한다. 마치 보배구슬을 항상 갈고 닦으면 맑고 밝아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하늘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의 청정함도 그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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