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장 염불수행

3.염불의 갈래와 방법

1)계율을 바탕으로

법장비구의 제18원에 따른 칭명염불이 극락 왕생을 위한 주된 수행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칭명염불 외에도 관무량수경에서는 부처님의 상호와 공덕을 생각하는 관상염불이 설해져 있고 실천행으로써 십선업과 발보리심 등을 권하였다. 중국이나 한국, 일본에서는 선정쌍수에 의해 실상염불, 또는 염불선이 강조되기도 했다. 이러한 다양한 염불수행법을 계율울 바탕으로 하나로 체계화시킨 것이 보조국사의 <염불요문>에 나오는 열가지 염불법이다. 십선업이란 계율수행에서 보았듯이 대승계율로써 신구의 삼업을 맑히는 것이다. 따라서 보조스님은 계율을 바탕으로 삼업을 청정히 한 후 염불수행이 가능하다는 열단계 염불법을 제시하였다.

아미타불의 큰 깨달음을 증득하려면 마땅히 열 가지 염불을 수행해야 합니다. 열 가지 염불이란 어떤 것입니까. 몸가짐의 염불인 계신(戒身)염불, 말가짐의 염불인 계구(戒口)염불, 마음가짐의 염불인 계의(戒意)염불, 움직이면서 하는 동억(動憶)염불, 움직이지 않고 하는 정억(靜憶)염불, 말하면서 하는 어지(語持)염불, 말하지 않고 하는 묵지(默持)염불, 부처님 모습을 그리면서 하는 관상(觀想)염불, 무심하게 하는 무심(無心)염불, 부처님이 부처님을 염하는 진여(眞如)염불이 그것들입니다. 이 열 가지 염불은 모두 한결같은 참 깨달음의 자리에서 피어나 부처님과 하나를 이루게 하는, 더할 수 없이 지극한 수행법입니다.

①계신염불
죽이고, 훔치고, 음행하는 것들을 말끔히 없애어 몸을 청정하게 해서 계율의 거울이 밝고 뚜렷해지게 합니다. 그런뒤로 몸을 단정히 하고 바르게 앉아서 합장하고 서쪽을 향해 마음 다해 공경히 나무아미타불을 염하되, 그 수가 끝이 없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생각생각에 끊어짐이 없어 마침내 앉아 있음마저 없어져서, 앉아 있지 않을 때도 염하는 일이 한결같이 밝고 분명합니다. 이를 계신염불이라고 합니다.

②계구염불
실없는 말, 속이는 말, 두 말, 험한 말짓들을 말끔히 없애고 입을 지켜 마음을 거둡니다. 몸을 맑히고 입을 깨끗이 한 뒤에 마음 다해 공경히 나무아미타불을 염하되 그 수가 끝이 없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생각생각에 끊어짐이 없어 마침내 입마저 없어져 입으로 부르지 않을 때에도 스스로 염하는 일이 밝고 분명합니다. 이를 계구염불이라고 합니다.

③계의염불
욕심부리고, 화내고, 어리석은 마음을 말끔히 없애고 뜻을 거두고 마음을 맑힙니다. 마음 거울에 번뇌의 때가 사라진 뒤에 마음 다해 깊게 나무아미타불을 염하되 그 수가 끝이 없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생각생각에 끊어짐이 없어 마침내 마음마져 없어져 마음을 내지 않을 때에도 스스로 염하는 일이 밝고 분명합니다. 이를 계의염불이라 합니다.

④동억염불
열 가지 모질고 나쁜 짓거리를 말끔히 없애고 열 가지 계를 올바로 지닙니다. 움직이고 오고 감의 한 틈에도 염불하고 찰라에도 염불하여 마음 다해 늘 아미타불을 염하되 그 수가 끝이 없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생각생각에 끊어짐이 없어 마침내 움직임이 다해서 움직임이 없을 때에도 스스로 염하는 일이 밝고 분명합니다. 이를 동억염불이라 합니다.

⑤정억염불
저 열 가지 계율이 이미 깨끗해져서, 고요할 때나 일 없을 때나 깊은 밤 홀로 있을 때나 염불하는 마음이 한결같아 마음 다해 나무아미타불을 염하되 그 수가 끝이 없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생각생각에 끊어짐이 없어 마침내 고요함이 다해서 움직일 때도 스스로 염하는 일이 밝고 분명합니다. 이를 정억염불이라 합니다.

⑥어지염불
사람을 맞이해 말을 나누고, 아이를 부르며, 함께 일하고, 일을 시킴에 밖으로는 그런 일들을 따르되 안으로는 염불하는 마음이 흔들림이 없습니다. 한 마음으로 아미타불을 고요히 염하되 그 수가 끝이 없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생각 생각에 끊어짐이 없어 마침내 말이 없어져서 말을 하지 않을 때도 스스로 염하는 일이 밝고 분명합니다. 이를 어지염불이라 합니다.

⑦묵지염불
입으로 부르면서 하는 염이 다하고 다해 생각의 때가 없는 염이 됩니다. 자나깨나 어둡지 않으며 움직일 때나 고요할 때나 늘 잊어버리지 않고 마음 다해 나무아미타불을 말없이 염하되 그 수가 끝이 없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생각생각에 끊어짐이 없어 끝내 말없음마저 없어져 염하지 않을 때에도 스스로 염하는 일이 밝고 분명합니다. 이를 묵지염불이라 합니다.

⑧관상염불
저 부처님의 몸이 법계에 가득하며 묘한 광명 눈부신 금빛이 모든 중생들 앞에 두루 나타남을 관합니다. 또 부처님의 맑고 밝은 자비의 광명이 나의 몸과 마음을 비추고 계심을 깨닫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보이는 것 들리는 것들이 모두 부처님의 빛임을 밝게 깨달아서, 뜻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을 끝까지 염하되 그 수가 끝이 없도록 합니다. 그리하여 생각생각에 끊어짐이 없어 하루 내내 다니고 머물고 앉고 누움에 늘 삼가고 늘 깨어서 찰나도 어둡지가 않습니다. 이를 관상염불이라 합니다.

⑨무심염불
염불하는 마음이 오래 되어 공을 이루면 차차로 무심삼매를 얻게 됩니다. 생각의 때가 없는 진실한 염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고 알음알이의 티끌이 없는 참 지혜가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뚜렷해집니다. 받음이 없이 받아들이고 함이 없이 다 이룹니다. 이를 무심염불이라 합니다.

⑩진여염불
염불하는 마음이 이미 끝머리에 이르러 깨달음이 없이 깨닫습니다. 스스로 心, 意, 識이 본디 텅 빈 것임을 알아서, 한 가지 밝은 성품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모자람 없는 깨달음의 큰 지혜가 밝고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를 진여염불이라 합니다.

염불하는 이치가 이와 같으니, 만약 먼저 열 가지 악과 저 여덟 가지 행복한 삶의 길인 팔정도에 맞서는 여덟 가지 그릇됨을 끊어 버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저 열 가지 계율의 맑고 깨끗함을 따를 수 있겠습니까. 또 몸이 맑고 깨끗하고 계율의 거울이 환히 밝지 않으면 어떻게 저 열 가지 염불법과 한 몸이 되겠습니까. 그러니 몸을 맑고 깨끗하게 한 뒤에야 진리의 온갖 보배들을 쌓고 모을 수 있으며, 계율의 거울을 환히 밝게 한 뒤에야 부처님께서 자비의 빛을 드리워 주실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장 뛰어난 맛을 지닌 제호를 얻더라도 보배 그릇이 아니면 그것을 담아 두기 어렵다" 그러니 염불하는 수행자가 몸이 청정하고 계율의 거울이 밝고 뚜렷하면 어떻게 진리의 기막힌 맛을 부처님만이 담아 지닐 수 있다고 하겠습니까.
요즈음 욕심투성이인 옳지 않은 무리들이 열 가지 악과 여덟 가지 그릇됨을 끊지 않고, 또 다섯 가지 계율과 열 가지 착함을 닦지 않고도 그릇된 앎과 혼자만의 생각으로 헛되이 염불수행법을 찾아 그릇된 바람들을 드러내 놓고 극락 세계에 태어나고자 합니다. 이것은 모난 나무로 둥근 구멍을 막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는 염불수행을 한다고 생각할 지 몰라도 부처님의 뜻이야 어찌 그런 삿된 생각과 함께 하시겠습니까. 쉼없이 파계하는 몸으로 순간 순간 부처님을 비방하면서도 되려 실없이 참되고 깨끗한 세계를 구하는 죄는 참으로 풀어 줄 수 없고 무겁기 그지없는 죄인 것입니다. 죽어 지옥에 떨어져 스스로 몸과 마음을 해치는 것이 그 누구의 허물이겠습니까.
여러분은 계율로 벗을 삼고 이제까지 밝힌 이치를 거울삼고 비춰보고, 먼저 열 가지 악과 여덟 가지 그릇됨을 끊고 이어서 다섯 가지 계율과 열 가지 착함을 굳게 지녀서 앞서 저지른 잘못들을 참회하고 깨달음의 열매 얻기를 굳게 다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다짐과 더불어 힘쓰고 애쓰며, 나고 죽음을 벗어나겠다는 뜻을 야무지게 다져야 합니다. 해마다 선악의 업이 드러난다는 정월, 오월, 구월에 하는 수행을 닦듯이 염불수행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또 날씨가 엇바뀌는 여덟 절기마다 염불수행을 새롭고 새롭게 힘써 닦아야 합니다. 그리고 달마다 여섯 재일의 가르침을 본받아 저 열 가지 염불로 참 살림살이를 삼아야 합니다.
오래 공들이고, 있는 힘을 다 모아 저 진여염불과 하나를 이루면 날마다 시간마다 가고 오고 앉고 누움에 아미타불의 참 모습이 그윽히 앞에 나타나셔서 그대 머리 위에 향기로운 손을 얹으시고 길이 길이 피어나는 큰 기쁨을 주실 것입니다. 또 목숨을 마칠 때에 이르러서는 아미타 부처님께서 몸소 극락세계의 아홉 층 연꽃세계로 맞아들이사 반드시 가장 뛰어난 저 아홉번째 연꽃 세계에서 여러분을 맞으시고 길이길이 그 곳에 머물게 하실 것이니, 아, 부디 애쓰고 애쓰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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