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2003-08-23 1957호
가을과 함께 시즌 개막…지역축제로 자리잡아 
 
하안거 결제가 회향되기 하루전날인 지난 11일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비구니스님 수행사찰 중 한 곳인 울산 석남사(주지 영운스님)에 아름다운 선율이 퍼졌다. 이날 산사음악회는 사찰에서 지난 하안거 기간동안 참선수행에 도움을 준 신도와 지역주민을 위해 사찰에서 준비한 뜻 깊은 행사였다.
지난 2일 남해 화방사(주지 효천스님)에서는 ‘숲 속 생명사랑 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에는 사부대중 1000여명이 동참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공동체에 대한 의미를 새기면서 지역문화축제의 한마당이 됐다.
지난 8일 입추가 지나면서 전국의 산사에서는 다양한 산사음악회 준비로 부산하다. 과거 가을 단풍이 드는 아름다운 산사를 배경으로 음악회만을 여는 문화축제에서 각 사찰에 맞는 다양한 주제를 가진 음악회로 마련되고 있는 것.
대구 법왕사(주지 실상스님)는 오는 9월 7일 백고좌 회향 대법회의 일환으로 ‘법왕사 산사음악회’를 연다. 이번 산사 음악회에는 설운도, 김성녀씨 등을 초청해 한마당을 펼치고 울산 금선불원주지 백성스님의 ‘사찰학춤 공연’이 펼쳐진다.
봉화 청량사(주지 지현스님)는 오는 9월 27일 ‘하나 되는 세상 청량사 산사음악회’를 연다. 산사음악회로는 처음 서울 팝 오케스트라를 출연시켜 산사음악회의 장을 넓힐 계획이며 정수라, 신효범, 권인하, 도신스님 등의 노래와 장명근의 트럼펫 연주가 펼쳐진다. 진천 보탑사(주지 능현스님)는 오는 10월 3일 진첩 보탑사 10년 불사 회향법회의 일환으로 ‘흙피리 소년’ 한태주군을 초청해 인류 평화를 기원하는 음악회를 펼친다.
양평 사나사(주지 화암스님)는 오는 10월 11일 태고 보우스님을 기리는 행사의 일환으로 산사음악회를 연다. 이날 음악회에는 불자 대중가수들이 대거 초청돼 가을 산사의 운치를 더해준다. 공주 갑사(주지 장곡스님)는 개산 1583주년 기념으로 오는 10월 26일 대웅전 앞마당에서 ‘제4회 계룡산 산중음악회’를 연다. 올해로 3회째로 계룡산 환경을 보존하자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북한산 심곡암(주지 원경스님)는 오는 10월 26일 가을 단풍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산사음악회’를 연다. 가수 이동원씨를 초청해 공연을 펼치며 이명진무용단의 창작무용도 이어진다. 해남 미황사(주지 금강스님)는 ‘괘불제 그리고 작은 음악회’라는 행사를 준비했다. 11월 1일 미황사 대웅보전 앞마당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올해로 4회째로 ‘달이랑 별이랑 사람이랑’이라는 소제목으로 진행된다.
다양하게 펼쳐지는 산사음악회 붐에 대해 불교문화 전문기획사인 축제기획 불무대표 김유신씨는 “산사음악회는 사찰을 알리고 지역민들에게 문화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며 “하지만 대형화되고 소비적인 행사로 치우치는 경향은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